의정부시무용단 제 4회 정기공연 “백상(百祥)”
참으로 오랜만에 느낀 무용 무대였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우리 학교의 이름을 알리는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이 무용부였다. 또한 수업시간에도 무용 시간이 있어, 중학교 때부터 마치 대학의 교양과처럼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에 아울러 창작무용까지 다양한 무용의 장르들을 미흡하나마 직접 배우기도 했었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수업의 일환으로 무용 공연을 크게는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공연부터 작게는 무용부의 발표회까지 여러 공연을 보러 다녀야만 했었다. 나는 중학교 때는 합창 부로 오페라나 뮤지컬 등을 보러 가는 것을 더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는 교내의 그룹사운드의 멤버로 락공연이나 대중가수의 콘서트를 더욱 애호하였다. 그런 내게 무용은 가깝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인 동시에 내가 좋아할 수 없는 것, 나와는 정말 거리가 먼 것이었다. 특히나 고전 무용은 독무부터 군무까지 다양한 공연들을 봤지만 내게는 별다른 느낌과 흥미 없이 그냥 내 눈앞에 보여지는 무용이었다.
사실 이번 의정부시에서 주최한 무용공연 ‘백상’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내 의지로 찾아간 것이 아니라 수업의 일환으로 가게 되었다. 며칠간의 여러 일들 때문에 밤을 새고 면접을 앞둬 긴장도 되던 터라 많이 귀찮기도 했었다. 무용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 헐레벌떡 정신없이 도착한 나는 마침 피곤이 몰려오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중간에 약간을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무거운 눈꺼풀이 멈추어 있던 적도 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 외에 내가 보고 느낀 무용 공연은 정말 감동이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공연과는 달리 깨어있는 무대였으며 춤사위였다. 제1부 인(人)과 제2부 화(火)의 두 무대로 나누어진 이 공연은 그냥 하나의 구성이 아닌 한 무대에 향발무, 소고놀음, 장고놀음 등과 한 무대를 1장부터 4장으로 나누어 구성하기도 해 지루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끝까지 놓지 않는 탄탄한 구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앞서 말한 것처럼 1부에는 향발무를 비롯하여 소고놀음, 북놀음, 장고놀음으로 이어지며 전통적인 우리의 무대가 얼마나 신명나는 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2부는 불을 표현하며 갈등과 고통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환희를 그리며 1부의 신명성을 더욱 새롭게 보여주었다.
이번 공연 중 무용 외에도 눈 여겨 볼만한 것이 있었다면 의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무용과 창작무용으로 나뉘어지긴 하지만 ‘백상’의 전체적인 뿌리는 전통무용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의상 또한 전통 의상에서 변형된 것으로 나타난다. 늘 그래왔듯이 전통 무용의 의상의 모티브는 한복이며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이번 무용 공연도 의상에 있어서는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내가 눈 여겨 것은 크게 디자인이 변형된 것은 아니나 약간의 변형만으로도 아주 세련됨을 보여주었고, 소재 등에 있어서 무용수들의 무게가 너무도 가볍게 느껴지는 것들이었다. 또한 고통과 갈등은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예쁜 의상보다는 그 느낌과 의미를 잘 표현하기 위해 화사하고 밝은 색상보다는 어둡고 투박해 보이지만 활동성이 느껴지는 의상이었다.
이번 무대는 장기적인 정기침체로 인한 각박함을 극복하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의 세계로 접어들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피날레인 희망찬 합창에서 눈꽃처럼 하얀 꽃가루를 뿌리며 아름다운 장면으로 마감을 하였는데 이 공연을 보면서 내 마음 또한 우리의 어둡고 어려운 현실을 사람과 사람이 모여 함께 극복하여 환한 꽃같은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동감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