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토벤 공연: 어른부터 알아야 할 에티켓
  • 등록일2002-08-27| 작성자 강 * *

지난 일요일 오후4시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금난새 지휘로 유라시안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6번(전원교향곡)과 8번 공연이 있었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관람했다. 금난새씨의 간단한 해설이 있고나서, 연주가 있었는데 너무나 좋았다.
멀리만 느껴졌던 클래식음악이 훨씬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 왔으니까.

관객이 주로 10대와 30,40대 어머니였다. 그만큼 관객층의 연륜이 짧다는 말도 되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유럽이었다면 30대,40대,50대가 많았을 테니까. 우리는 지금 10대의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된 20년후, 30년후라야 비로소 고급문화예술의 주요 관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이 이야기부터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영화관람이나 가수들 공연에만 익숙했지, 정작 이런 클래식음악이라는 약간은 품격있는 자리가 처음이어서 훈련이 아직은 안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 역시 생소한 자리임에 틀림이 없었을 테니까.  

공연에서 있었던 해프닝 몇 가지를 이야기 해 보았으면 한다. 

첫째, 교향곡은 4악장이나 5악장으로 이루어 져 있는데, 사실은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지 악장마다 완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박수는 모든 악장이 끝났을때 쳐야 하는데, 무조건 한 악장이 끝나자마자 박수를 쳤다. 이 경우는 다음악장 준비로 신경이 곤두선 지휘자와 연주자들을 방해하게 되고, 결국 우리 관중은 그만큼 좋은 공연을 들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둘째, 중간 쉬는 시간이 끝나서 후반 공연을 시작하고 있을때, 어떤 아줌마와 아이 둘이서 늦게 들어와 굳이 자기 자리에 앉으려고 공연중인 데를 가로 질러서 기여코 맨 앞의 자기 자리로 와서 결국 연주를 방해 하고 말았다. 이럴 경우 가장 가까운 빈자리 아무 자리나 바로 앉아서 공연자와 관람하는 관중에게 어떠한 피해도 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세째, 중간에 휴식시간에는 나 자신도 그렇게 못했지만, 사실상 교제의 시간으로 활용하면 좋다.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이 시간동안 함께 나가서 라운지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괜찮다. 왜냐하면, 시작하기 전이나 공연이 다 끝나고 나면, 사실상 귀가하느라 아는 사람끼리 만나서 가볍게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째, 공연이 다 끝나면 어쨌든 박수를 많이 치고 계속쳐 주는게 좋다. 공연한 사람에 대한 격려이자 이를 즐긴 관중들의 성숙한 매너이기도 하니까. 박수를 그치지 않으면 대개 앵콜 공연이 있게 된다. 좋은 공연을 덤으로 들을 수 있다면 박수정도야 얼마든지 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앵콜공연시 박자에 맞춰서 관중들이 계속해서 박수를 쳤는데, 이것도 잘 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연주를 더 듣고 싶다고 앵콜을 청해 놓고 계속해서 박수를 친다면, 박수소리때문에 과연 그들의 연주를 제대로 들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한다. 우리들과 우리아이들이 이런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하나 하나 터득해 가면서, 다음 공연에는 조금 더 성숙해 가고 익숙해 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으니까. 

자기 자신이 얼마나 무식한지 깨닫게 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비로소 학습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 더구나  우리 지역에 이런 훌륭한 문화예술의 공간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들이 교향곡을 듣기 위해 이 곳을 찾아 왔기 때문에 더욱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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