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경기북청소년연극제 및 제13회 경기도청소년연극제 권역별 예선대회를 마치며...]
“너 연극하니...?”
흔히 진실 된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얼마 전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 “지금의 이 모든 상황은 부시가 꾸민 연극”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최근엔 정부의 한 고위공직자가 모 방송국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은 연극하는 사람”이라고 흘려 말하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기도 하였다.
그 이외에도 우리들 주변에서 이러한 말은 쉽게 듣는 편이다.
잠시 멍하게 이러한 말들을 반추하며 연극하는 연극인으로 이십년 넘게 살아온 나의 연극여정에 대해 상념에 젖는다.
진정 나의 연극은 정말로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연극하는 연극일까...?
진정 연극하는 연극을 하기 위해서 지금도 이렇게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일까...?
참으로 마음이 답답하다.
보통 한편의 연극을 만들기 위해선 짧게는 한 달 내지 두 달의 연습시간이 필요하고 공연을 위해선 많은 비용과 연극인들의 자기희생이 따르게 된다. 관객 역시 한편의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 하여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위에서 말하는 연극하는 연극을 하고 연극하는 연극을 보기 위함인가...?
그러기에는 우리 연극인들의 연극작업이 너무도 힘들고 고된 여정이다.
나는 오히려 반문 하고 싶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연극 아닌 현재의 삶은 진정 진실 된 것인가...? 현실의 세상에서 우리들 스스로가 얼마나 진실이란 질문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굳이 타인과의 관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나라는 자신에게 조차도 진실할 수 있는가...?
연극의 절대명제 중 하나가 진실이라는 요소다. 그 진실을 찾기 위해 오늘도 수없는 연극현장에서 수많은 연극인들이 무대 위에서 땀을 흘리며 고행의 길을 가고 있다. 그 연극인들에게 과연 거짓의 강을 수없이 넘나들며 살고 있는 우리들 스스로가 “너 연극하니...?”라는 질문의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 속에서 수없는 사건과 반목과 갈등과 해결이 뒤따른다.
하지만 연극처럼 어떤 사람과 사건을 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동안 집중하며 관찰한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적게는 수백 개에서 많게는 수천, 수만 개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나 자신을 향해 응시하고 있는 가운데에서 거짓과 위선으로 점철된 소위 연극을 위한 연극을 할 강심장의 연극인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극이란 말을 한자로 쓰면 演劇이 된다. 그 중 劇이란 말의 뜻을 풀면 호랑이가 돼지를 안고 칼을 찬 모습이 劇이라는 한자다. 호랑이가 돼지를 안고 칼을 찬 모습이라면 쉽게 상상이 되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로 말도 안 되는 것이 극이다. 그러나 다시 찬찬히 이를 살피면 얼마나 무서운 것이 극인가? 실제로 호랑이가 돼지를 안고 칼을 찬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게 된다면 그 힘과 경이로움에 전율할 것이다.
2004년 7월 17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경기북부지역을 대표한 10개 고등학교 연극반 청소년들이 펼친 연극의 장이 그 막을 내렸다. 비록 아직은 작은 호랑이에 불과하지만 새끼 호랑이가 자신들이 만들어 낸 나름대로의 피조물들을 안고 아직은 날이 서지 않고 작은 칼이지만 그 검을 뽑아 세상에 진실을 전하고자 하였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연일 계속되던 장마에도 객석의 120%를 가득 채워주신 관객여러분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극제에 참가한 학교와 지도교사 그리고 연극반 학생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대신 전합니다.
끝으로 이번 연극제를 위해 도움을 주신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연극협회, 의정부예총, 의정부예술의전당, 의정부연극협회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4. 7. 18
의정부연극협회장, 극단무연시 대표 김 도 후
*자세한 심사평은 현재 정리 중에 있습니다. 정리가 되면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