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느꼈던 감동적인 무용
  • 등록일2004-04-28| 작성자 천 * *

천상병 시인의 시를 어느순간 접하면서부터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바뀔 수록 그 좋아짐의 깊이는 더욱 깊어지고
읽을때마다 새롭게 다가오곤 합니다.

시인의 정직함과 소박함,
그리고 인생을 통달한 현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깊은 깨달음.
아뭏든 천시인의 시를 일고 있노라면
"아 그렇지!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시 깊은 곳에는 안따까운 슬픔이 베어 있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쨋든 천상병 시인을 무지 좋아하는 관계로 지난 토요일 의정부시무용단의 창작무용극
귀천을 관람하게 됐습니다.

사실 무용이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궁긍증은 있었죠.

그런데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중년의 여자분은 공연중간부분부터 연신 손수건으로 눈밑을 닦고 계시더군요.

아이들과 천진난만하게 노는 장면,
낮선 사내에게서 고통을 당하는 모습.
목순옥 여사와의 행복한 만남,
장면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여인이 새로변하고 시인을 어루만지고
새와 함께 계단을 끝없이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좋은 공연 관람기회를 갖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좋은 공연을 한번만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운 것 같아요.
서울 공연장에서도 무대에 올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