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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t 수족관 설치 이어 서커스·아크로바틱 까지 아이슬란드 연출가 ‘가다르손’

대서양 북쪽, 북극에 가까운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너무 멀어서 감조차 잡히지 않는 아이슬란드의 공연이 올들어 3편이나 잇따라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올 초 '명성황후'의 제작사 에이콤이 선보인 뮤지컬 '러브', 16∼1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연극 '변신', 그리고 24∼25일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폐막작인 연극 '보이첵'으로 모두 같은 연출가의 작품이다.
국내 공연계에 '가다르손' 현상을 일으킨 주인공은 최근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슬리 외른 가다르손(35). 14일 한국에 막 도착한 그를 LG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아이슬란드 작품이 한국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아마도 제 작품 스타일이 대사 중심의 기존 연극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연출가로서 이미지를 활용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무대를 만드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죠."
2001년 아이슬란드 예술 아카데미 동료들과 베스투르포트 극단을 만든 그는 이듬해 자신이 직접 출연하기도 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극 중에 서커스를 도입한 독특한 신체 표현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곧바로 런던에 초청돼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이어 2005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선보인 '보이첵'에서는 7t의 물이 들어가는 거대한 수족관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로 놀라움을 줬고, 2006년엔 카프카의 명작 '변신'을 연극화하면서 아크로바틱한 무대로 신선한 감각을 뽐냈다.
"고전을 주로 선택하는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풍부한 상징으로 가득찬 고전은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거든요."
그는 아이슬랜드 국가대표 체조선수 출신이라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 체조를 배운 경험이 신체언어를 강조한 그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10세 때부터 22세 때까지 체조를 했어요.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서 상은 받지 못했지만 아이슬란드에선 꽤 잘하는 편이었어요(웃음). 그래서 오랫동안 훈련한 신체를 나이 들어서도 활용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연극입니다. 몸을 쓰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처음엔 주로 배우로 활동했어요. 요즘 연기, 극작, 연출 모두를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배우를 할 때가 가장 편해요."
그는 또 아이슬란드에서 연극은 물론 TV 드라마, 영화에도 출연해 왔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 벌레로 변해버린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 역으로 연기력을 뽐낼 예정. 디즈니가 제작하는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모래시계'에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유명한 스타 제이크 질렌홀과 함께 이번 공연에 출연한다고 귀띔했다. 오는 7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이 작품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을 연출한 마이크 뉴웰이 감독을 맡았다. 조만간 세계적인 스타가 되면 무대에서 보기 어렵겠다고 말하자 웃음과 함께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마 영화를 찍고 나면 유명해지겠죠. 하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베스투르포트 극단과 함께 연극을 만드는 거예요."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국민일보]2008.05.14 18:35/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