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2007-04-24 오후 9:34:48 /조혁신기자
해맑게 웃던 그대를 기억합니다
의정부예술의전당 28일부터 천상병 예술제

| 歸 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하루치의 막걸리와 담배만 있으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외치다가 시 처럼 훌쩍 하늘로 떠나버린 천상병 시인.
그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제4회 천상병 예술제가 오는 28일부터 5월 9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천상병 예술제는 기존 문화축제와는 다르다. `천상병`이라는 독특한 문화아이콘을 브랜드로 만들고 창작 공연과 전시가 뒤따르는 방식의 예술제이다. 수준 높은 공연 및 전시가 준비된 천상병 예술제를 미리 만나본다.
# 1 천상노제
해마다 봄이 오면 의정부동쪽 수락산을 바라보는 천상병 시인의 산소 주위에는 문인과 지인, 추모객들이 삼삼오오 모인다.
시인이 세상을 등지고 귀천을 택했던 날은 배꽃이 하얗게 흐드러질 때이다.
시인이 생전에 밥보다 가까이 했던 막걸리와 소주 한 잔을 나누며 제를 올리고 시를 노래하고 풀내음과 배꽃 향기에 취한다. 올해도 천상병 시인을 기리는 노제가 28일 낮 12시부터 천상병 산소 주위에서 열린다. 천상노제는 천상병의 대표작 처럼 정겹고 흥겹다.
# 2 창작뮤지컬
천상병예술제에서 놓치면 후회할 볼거리는 창작뮤지컬 (극본·연출 천성국)이다. 창작뮤지컬 은 의정부예술의전당과 극단 즐거운 사람들이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파괴된 천재시인과 그를 고문한 또 한명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를 등장시켜 두 인물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상병 시인의 실제 이야기도 한 뮤지컬 은 시인과 가해자가 만나 서로를 확인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이 작품은 음악이 드라마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드라마의 극적전개를 돕고 상황과 감정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으로 활용되는 컨셉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악기편성이 독특하다.
연주자를 모두 무대 위에 등장시켜 음악을 뮤지컬의 주요 구성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점 또한 이색적이다.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서 벌이는 연주는 시인의 노래와 연계되며 극의 상징성과 주제를 드러내는데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28일(오후 3시, 8시) 29일(오후 2시 6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2만원.
# 3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
28일 오후 5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는 천상병 시인의 시세계와 어울리는 유명 음악인들과 연극인들이 출연하는 무대다. 연극배우 강애심과 연극배우 겸 연출가 장두이의 사회로 진행되는 음악회에는 노래손님으로 장사익, 나무자전거(자전거탄풍경), 퓨전국악팀 뮤직꼬레,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 등이 출연하며 정옥희, 안선재, 장두이, 강애심이 시를 낭송한다.
장사익은 뛰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국악과 팝, 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넘나들며 우리 고유의 가락과 가요의 애잔한 정서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매우 독특한 가수이다. , , 등을 들려준다.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는 천편일률적인 사랑타령이 아닌 우리 삶의 따뜻하고 소소한 일상을 공감할 수 있는 노래 , 등을 들려준다. 포크 듀오 나무자전거는(자전거탄풍경)는 200여회 이상의 라이브 콘서트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룹이다. 이날 음악회에는 천상병 시인의 시 을 노랫말로 만든 곡과 히트곡 등을 선보인다.
퓨전국악팀 뮤지꼬레는 전통 국악의 지루함을 벗어던지고 화려한 멜로디와 강한 비트의 연주로 관객들에게 국악의 새로움과 신명을 선사한다. 퓨전풍의 음악적 구성은 세대의 벽을 허물며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준다. 1만2천원.
# 4 천상으로 보내는 편지
28일부터 5월 9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전시장에서 열리는 `천상으로 보내는 편지`에는 중견 문인과 화가 20여명이 자필 원고와 시화를 선보이며 천상병 시인의 유품 및 사진, 흉상과 소장품 20여점도 공개된다.
민영, 성춘복, 박정희, 이외수, 김지하, 서정춘, 정호승, 신경림 등 시인들과 이목일, 성륜, 박광호, 최울가, 노학봉, 김희진 등 미술가들이 참여한다.
이 전시회에는 특히 천상병 시인이 사랑하고 아름다워했던 세상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천상병과 상징적으로 만나는 자리이다. 제1 전시장에서는 `나눔`이라는 주제로 천상병 시인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제2전시장에서는 `소통`이라는 주제로 문인들과 미술가들이 시와 그림으로 천상병 시인과 소통을 하는 자리다.
28일 오후 1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서는 `천상 백일장`이 열린다. 총상금 300만원이 걸린 백일장에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 및 일반시민들이 참여해 글쓰기 실력을 겨룬다. 이밖에도 예술제 기간동안 부대행사로 시집판매, 인사동 카페 `귀천`의 모과차 유자차 판매가 이뤄진다. 031-828-5841. /조혁신기자 blog.itimes.co.kr/mrpen
종이신문정보 : 20070425일자 1판 9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7-04-24 오후 9:34:48 /조혁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