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호프가 클래식 완전 초보자들의 소박한 질문에 대해 전문적 지식과 해박한 음악사를 곁들여 알기 쉽게 설명한 클래식 입문서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일반적인 매너 중 하나가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연주자의 흐름이 깨져 제대로 된 연주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프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한다. 박수 인심이 후한 이탈리아에서는 1악장이든, 2악장이든 좋으면 아낌없이 박수를 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실패자” “삼류” 등 직설적인 야유도 각오해야 한다.
엄격한 독일에서 악장 사이의 박수는 교양 없음, 바보짓의 징표다. 물론 과거에도 이와 같았던 것은 아니다. 18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클래식 음악회는 사교장이었다. 남자들은 뒤를 돌아 이야기하기 일쑤였고, 여자들은 아름다운 몸매와 옷을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음악감상을 위해 악장 사이에 박수 금지가 매너로 자리잡아 현재에 이르렀다.
호프는 “이 같은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음악과 연주에서 받은 감동 때문에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온 박수라면 눈치 보지 말고 아무 때나 쳐도 좋다”고 루빈슈타인과 드보르자크, 베토벤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호프는 “클래식은 현재 위기”라고 진단했다. 음악의 나라라는 독일도 평균 관객의 나이가 64세에 이르는 등 이대로 20년만 지나면 관객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물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의심은 없다. 문제는 딱딱하고 형식적이며 티켓이 너무 비싼데다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특히 클래식을 잘 모르는 것이 무슨 죄인 양 여겨지는 엄숙함 속에서 박수라도 잘못 치게 되면 주위의 싸늘한 반응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어 일반인들이 점점 클래식 공연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호프는 “음악은 스스로 이야기한다. 우리는 음악에 그 기회를 주기만 하면 된다”는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의 말을 인용하며 일단 콘서트홀에서 클래식을 맛보기를 원한다. 삶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작곡가 마누엘 데 파야의 말을 인용, “음악은 이해해야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말한 것처럼 “음악이 표현하는 것은 그 음악을 들었을 때 청중이 느낀 것,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한다.
음악을 이해하는 데 반음, 온음, 화음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음악이 우리에게 뭔가를 말하고 어떤 느낌을 주고 우리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킨다면 우리는 음악을 이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유머로 모든 지혜와 철학을 능가하는 계시인 음악의 시시콜콜한 여러가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음악회에서 젠 체하는 위선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할 살아 있는 클래식 음악 상식과 유머, 금언으로 가득하다.
김승현 선임기자 hyeon@munhwa.com
[문화일보]2010-04-30 14:32 /김승현 선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