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공연문화와 초대권
  • 등록일2010-04-27| 작성자 관리자


[매경춘추] 공연문화와 초대권


구자흥 명동예술극장장

LG아트센터는 개관 이래 자체 기획공연에 초대권을 발행하지 않는다. 그룹 회장도 공연계 인사도 모두 표를 사서 관람한다. 지난 10년간 지켜온 원칙이기에 이제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세계 어느 나라 극장도 티켓 판매 수입만으로는 수지 균형을 맞출 수 없다. 특히 순수예술의 경우 극장의 적자 운영은 숙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관 이래 한결같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을 초청하여 좋은 무대를 선보이고 초대권 문화를 없앤 공로는 우리 공연예술사에 자랑스럽게 기록될 것이다.

초대권 발행은 국내 공연계의 해묵은 병폐 중 하나다. 물론 대다수의 국내 순수예술 공연이 초대권 없이는 공연장을 채우지 못하는 현실도 그런 현상에 한 몫하고 있다. 초대권을 발행하는 것은 배우들의 사기를 높이고, 공연시장을 키우려는 뜻에서 그리고 공연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현실적 이유로 민간 공연기획사나 공립기관 모두 초대권을 발행해 왔다. 공연계, 학계 그리고 사회 고위층 인사 모두 당장은 공짜 티켓이 좋겠지만 국내 공연예술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연초에 국립오페라단에서 초대권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장애인이나 소외계층을 위해 객석을 나누는데 앞장 설 계획이라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제 무료관람이 더 이상 사회적 신분의 과시일 수는 없다. 입장수입 감소를 아까워해서가 아니다. 아무리 살림살이가 어렵다 하더라도 외식비를 아껴 연극 한 편 보고 책 한 권 읽는 시민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학교 선생님이나 식당 종업원, 대학생은 티켓을 사서 공연을 관람하는데 비교적 여유로운 지도층 인사가 무료로 관람하는 것은 도무지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부가 격년으로 실시하는 국민문화향수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시민들이 극장을 자주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와 `관람료 부담`을 꼽는다. 그러나 이는 핑계일 뿐이다. 투자 우선순위에서 공연관람을 뒤로 미루기 때문이다. 꼭 초대받아 마땅한 분이 이를 사양하고 티켓을 구입하여 연극을 관람하고 이튿날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공연을 화제로 삼는 그날이 오면 우리 연극은 틀림없이 활성화될 것이다. 지도층의 라이프 스타일이 시민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구자흥 명동예술극장 극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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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4월 27일 (화)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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