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대학로 스타연출가, 오페라에 도전하다.
  • 등록일2009-07-22| 작성자 관리자


대학로 스타연출가, 오페라에 도전하다.


김광보씨 ‘베르테르’ 연출 맡아



 
 
» 김광보(45·극단 청우 대표)씨
 
 

“오페라의 관행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오페라 가수들이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의 맛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연극이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서로의 감정을 주고 받고 교감하는 과정이라면 오페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대학로 최고 인기 연극연출가의 한사람으로 손꼽히는 김광보(45·극단 청우 대표)씨가 첫 오페라 도전에 나선다. 그는 의정부예술의전당과 하남문화예술회관, 노원문화예술회관이 공동 제작하는 쥘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의 연출을 맡아 오는 10월 무대에 올린다. 특히 그는 2001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초연의 연출을 맡은 바 있어 독일의 문호 괴테(1749~1932)의 원작을 뮤지컬 버전과 오페라 버전으로 선보이는 첫 연출가로 기록된다.

그는 21일 서울 세종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마스네의 <베르테르>는 다른 오페라보다 볼거리가 풍부하지 않은 대신에 배우들의 심리적 정황을 면밀하게 그린 오페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덕기 예술감독이 연극연출가에게 연출을 맡긴 것도 그런 뜻인 것 같다”고 연출 배경을 밝혔다.

오페라 <베르테르>는 프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1842~1912)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곡을 붙인 작품이다. 1892년 빈 임페리얼 테아트레 호포퍼에서 세계초연되었으며 국내에서는 김덕기 교수(서울대 음대 지휘과)가 1987년 처음 소개했다.

“이 작품을 ‘과도한 사랑이 부른 파멸’이라는 것을 전제로 둔다면 오페라 가수들은 ‘그 사랑이 어떠한 사랑일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텍스트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 노래의 속뜻은 과연 무엇일까’를 파헤쳐나가고 성악가들과 만나서 만들어가는 역할이 저한테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는 “제가 뮤지컬 연출을 하면서 단지 노래만 하는 것을 파괴하려고 했다”면서 “노래의 어떤 상태나 정황을 담아내지 못하면 무의미한데 오페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묻자 불쑥 ‘관음증’을 들었다. 그러면서 “최근 프랑스 연출가가 만든 <베르테르> 디브이디를 봤는데 거의 관음증에 관한 이야기더라”고 귀띔했다.

“여주인공 샬롯의 남편 알베르트의 불륜은 놀라웠어요. 그는 샬롯의 여동생 소피와 불륜하고 샬롯도 베르테르와 불륜관계이죠. 그러면서 서로가 그것을 끊임없이 훔쳐보고 즐기죠. 샬롯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순수한 이미지 대신 굉장히 도발적이고 도전적인 여성입니다. 이처럼 <베르테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어요. 그래서 관객들이 자칫 김광보 연출가가 과한 해석을 했다고 오해할까 걱정스럽습니다.”

[한겨레]2009-07-21 /정상영 기자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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