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음악극으로 ‘들썩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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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의 라이브 디제잉(Live DJing)이 돋보인 캐나다 7손가락의 ‘로프트’. |
지난 2일 오후 7시 의정부예술의전당 1층 ‘로프트’ 공연장. ‘1층 관람객은 무대에 설치된 냉장고를 통해 입장해 주세요’라는 안내가 있었다. ‘관객이 무대에?’라며 호기심으로 입장하던 관객들은 좌석으로 향하다 눈을 어찌할 바 몰랐다. 남녀 배우 모두 삼각팬티·트렁크 등 속옷차림이었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관객을 의식하지 않는 듯 했다.
무대와 가까운 두 번째 열에 앉아 공연을 보던 관객 권용희양(고1)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학생의 무릎에 배우가 신었던 양말이 휘리릭 날아왔기 때문이다. 주위 다른 관객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배우들의 거침없는 몸 개그와 이야기극, 곡예, 아방가르드 춤이 볼만했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백미는 공연 전반에 흘러나오던 음악이었다. 무대에서 DJ가 직접 들려 준 클래식과 재즈, 힙합, 탱고 음악에 관객들은 몸을 들썩거렸다. 제8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공연이었다.
음악극축제로 타 지역축제와 차별화 꾀해 현재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지역축제가 1000여개 열리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전국 16개 시·도에서 제출한 지역축제 종합자료에 따르면 지역축제는 2007년 716개, 2008년 926개, 2009년 942개 등으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이 많은 지역축제들은 단순한 특산물 판매나 분명한 컨셉이 없는 행사라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연구원은 지역 고유문화를 특산품과 접목해 ‘브랜드화’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덧붙여 지역축제의 본질적 의미모색과 타 지역축제와의 차별화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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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5~16일 오후 8시 30분 화려한 대형야외극으로 선보일 폐막작 ‘맥베스’ <사진=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오는 16일 막을 내리는 제 8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2001년에 문을 연 의정부예술의전당 1주년 기념으로 2002년 시작해 매년 5월에 열리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주최하고 의정부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년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공인축제’로 거듭났다.
음악극축제가 첫발을 내딛었던 2002년 당시, 국내 공연예술계는 브로드웨이 중심의 대형 뮤지컬에 열광하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만약 당시의 흐름에 편승했다면 의정부뮤지컬페스티벌이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다른 축제들과는 차별화된 축제를 만들고 싶었다. 고민 끝에 뮤지컬보다 더 넓은 의미의 음악극 즉, 극이라는 형식 안에 음악을 포함하고 있는 모든 장르의 공연예술을 포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축제를 만들었다.
음악극은 생소한 개념이다. 서울에서 친구와 함께 개막작 ‘로프트’를 보러 왔다는 오승민씨는 “음악에 극을 더한 것일 텐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축제사무국 최보미 홍보마켓팅팀장은 “음악극이란 연극이나 신체극, 오페라, 뮤지컬, 멀티미디어 공연, 한국형 창작극 등 음악 또는 음향이 극 전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쓰인 모든 극을 가리킨다”며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세계무대에서 검증을 거친 최신 경향의 음악극과 신진 예술가들의 신선함을 선보이며 음악극의 올바른 개념을 세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 군사지역 이미지 벗고 문화지역으로 이 축제는 두 가지 면에서 두드러진다. 의정부는 오랫동안 군사지역이라는 인식이 깊다. 하지만 최근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경기 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 등 인근 지역으로 서서히 알려지면서 의정부가 문화예술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음악극축제는 총 11만명이 관람해, 관람객수가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실제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를 보기 위해 의정부를 찾은 다른 지역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음악극축제사무국 최팀장은 “지난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의정부 지역 42%, 의정부 외 경기지역 15%, 서울 37%, 기타 6%였다”며 “음악극축제를 통해 타 지역 사람들에게 의정부가 문화도시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립소년소녀합창단 김동호 단장은 “얼마 전 성남, 용인, 군포에서 활동하는 지휘자들과의 만남에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무대에 초빙을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20대의 젊은 연인으로 함께 개막작 ‘로프트’를 본 남녀는 “토요일 날 양재에서 만나 의정부까지 왔는데 비가 쏟아졌다”며 “ 거리도 가까운 것이 아니라 올까 말까 망설였지만 공연을 보고나니 먼 거리를 달려 온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공연 중 시민의 일상생활 터전을 찾는 현장축제는 관객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다. 2005년 이후 평균 2회 공연했던 현장축제는 올해 7회로 늘어나 더 풍성해졌다. 찾아가는 공연의 프로그램도 클래식, 풍물, 밴드, 마임, 퍼포먼스, 소년소녀합창단 공연 등으로 다채롭다. 축제사무국 최 팀장은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자는 뜻에서 현장 무료공연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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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풍경 <사진=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축제사무국 이승엽 예술감독은 “지하철역사,지하상가,시내 광장, 의정부 명물 찌개거리, 회룡사 등 생활공간에서 대형 야외극, 프린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축제 주최측은 음악극죽제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로 만들어나간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축제사무국 최 팀장은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나 일본의 ‘삿뽀로 눈 축제’처럼 음악극축제가 국제적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하고 있다”며 “2005년에 체코에서 참가했던 마리오네뜨팀이 축제가 끝나고 귀국한 뒤 축제에 대한 입소문을 많이 내 해외 다른 팀이 참여 문의를 해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문화예술기구 ITI(국제극예술협회) 가입 50주년을 맞이해 ITI한국분과와 함께 세계본부 집행위원회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등 국제 교류를 진행해 축제를 세계에 알리고 위상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문화체육과 이종태 담당자는 “음악극축제에 대한 의정부시민들의 만족도와 호응도가 높고, 문화부 최우수축제와 경기도대표축제로 선정돼 기쁘다“면서 “국내외 지명도를 올려 세계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공원, 역사 등의 야외무대 지원과 홍보를 아끼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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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필통의 공연 '물싸움' <사진=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문화관광 대표축제로 성장하기를 축제로 다른 지역 사람들이 방문하면 지역 소득이 늘고 일자리도 증가한다. 지자체의 세수입 역시 늘어난다. 지역간 문화교류와 지역주민의 자긍심 및 문화의식이 싹트는 등 사회·문화적 변화도 나타난다.
의정부시립소년소녀합창단 김동호 단장은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이들이 큰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아지면서 실력이 향상되고 예술참여도 등 의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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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소원나무, 아래: 다문화음악교육(아프리카 리듬)의 '뮤뮤앙상블' <사진=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그 외 소원나무와 다문화 음악교육 뮤뮤앙상블에 참가한 진현정양(12)은 “음악 하면 피아노가 떠올랐는데 아프리카 악기도 즐겁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음악극축제가 대중성과 예술성에서 조화로운 문화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는 문화관광 대표축제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 문화의식 변화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또 국제적인 축제로도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다.
정책기자단 박미향 smilen@naver.com
[정책기자마당]정책기자단 박미향 smil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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