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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는 요즘 지난 1일 개막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로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오는 16일로 다가온 폐막식이 아쉬울 따름. 하지만 축제의 마지막 주간인 지금, 놓치면 후회할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폐막작인 폴란드 극단 비우로 포드로지의 ‘맥베스―피로 물든 남자’가 바로 그 작품이다.
이 극은 폴란드의 대표 극단인 ‘비우로 포드로지(Biuro Podrozy)’가 05년 유럽 수도로 지명된 아일랜드 코크 시 정부로부터 위촉받아 그해 초연한 대형야외극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화려한 대형야외극으로 꾸몄다. 초연 후, 0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고 다음 해에 테헤란 연극제에서 최고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한 작품성을 자랑한다.
새로운 표현 양식을 탐미하며 예술을 체험하지 못한 관객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주로 야외무대를 선택하고, 시대적 문제와 이슈를 고민하는 극단의 성격에서 비롯된 쾌거로 봐도 무방할 듯. 극의 주인공인 스코틀랜드의 무장 맥베스는 승전 후, 본국으로 귀환하는 길에 왕이 될 사람이라는 세 마녀의 예언을 듣는다. 충성심과 권좌에 대한 욕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맥베스는 이 일을 부인과 의논하고, 레이디 맥베스는 권좌를 향한 야심을 드러낸다. 욕망에 휘둘리는 한 인간의 비극으로 짧게 정리할 수도 있지만,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면 그것이 전쟁을 두려워하면서도 각각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초래하는 우리네 현실임을 느낄 수 있다.
악명 높은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를 연상시키는 철장 속의 벌거벗은 죄수부터 흰 부르카를 입은 마녀들을 보면서, 관객이 현존하는 동시대의 전쟁 상황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상이 아닐까 싶다. 짜릿한 화려함과 절묘한 어울림이 돋보이는 외형적 특징은 이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한 몫 한다. 장대 배우들이 불과 음악 사이를 가로 질러 걸어다니고, 횃불이 타오르는 무대 사이로 오토바이 추격신 등의 짜릿한 장면을 따라 펼쳐진다.
여기서 극명한 시각적 대조를 이루는 금속무대와 횃불은 인간의 양면성을 상징. 또 모든 사운드가 음악이 되며 극의 흐름을 함축적으로 암시하는 장치인데, 마녀들이 흔드는 딸랑이의 신경질적인 소리가 긴박한 전쟁 상황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한이 서린 소프라노의 노래가 비극적 종말을 알리는 것 등이 그러하다. 공연은 오는 15, 16일 오후8시 30분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 류설아기자/rsa119@joongboo.com
[중부일보]2009.05.13/류설아기자/rsa1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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