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클리경향]불황에도 아침공연은 굿~모닝!-오전 11시 클래식 음악회나 연극 공연
  • 등록일2009-03-20| 작성자 관리자

[문화]불황에도 아침공연은 굿~모닝!

오전 11시 클래식 음악회나 연극 공연… 객석점유율 100%에 가까워


'불황기엔 아침 공연이 효자!'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공연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람료가 저렴한 영화 관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클래식음악회, 뮤지컬 등 관람료가 적게는 1만 원대부터 많게는 수십만 원대인 무대공연의 경우 된서리를 맞은 것.
하지만 불황기에 오히려 빛나는 마케팅이 있다. 공연장마다 앞다투어 마련하고 있는 '모닝마케팅'(Morning Marketing)이 대표적이다. 콘서트를 비롯한 공연은 저녁시간에 즐긴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오전 11시에 클래식 음악회나 연극을 공연하는 공연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관람료 1~2만 원대의 균일가로

2004년 '뷰티플 11시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아침 공연을 시도한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성남, 고양, 의정부, 부천 등 수도권뿐 아니라 대전, 대구, 울산, 김해 등 전국의 공연장이 아침 공연을 열고 있다. 공연 장르도 클래식 음악회에만 한정하지 않고 연극, 발레 등 다른 장르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공연장이 이처럼 아침 공연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관객 개발 때문이다. 아침 공연의 객석점유율이 저녁 공연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은 물론이고 아침 공연 관객을 향후 저녁 공연 관객으로 재흡수하는 이점도 있는 것이다.

오전시간에 공연장을 찾는 관객은 공연장에 따라 30·40대나 40·50대 주부가 대다수. 오전 11시는 양육과 가사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오롯한 자신만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연장들이 아침 공연의 관람료를 1만~2만 원대의 균일가로 저렴하게 책정하면서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는 것도 관람객들에겐 무시할 수 없는 흡입요소다. 또 공연장에 따라 샌드위치와 커피 등 다과를 제공하거나 아예 공연장 내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까지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공연장을 찾거나 소모임을 갖는 이도 많다.

그렇다 보니 아침 공연의 경우 공연장마다 100%에 가까운 평균 객석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공연에 대한 관객의 집중도도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07년부터 모닝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올 3월부터 '모닝연극'을 여는 의정부예술극장 공연기획부 소홍삼 부장은 "3월 27일과 28일 공연하는 연극 < 버자이너 모놀로그 > 의 경우 27일과 28일 저녁 공연은 지금까지 예매율이 60%인 데 반해 27일 오전 11시 공연은 일찍이 티켓이 마감됐다"면서 "이번에 모닝연극을 마련한 것은 지난해 8회 공연 모두 매진 사례를 보인 모닝콘서트 관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러 장르의 공연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의정부예술극장은 모닝콘서트의 경우 공연장 내 퓨전 레스토랑 식사까지 포함하면 1만5000원, 콘서트만 즐기면 1만 원의 관람료를 책정하고 있다. 연극은 오전 공연의 경우 1만5000원의 관람료를 내야 하지만 공연시간상 점심식사는 제공하지 않는다.

아침 공연을 관람하며 공연에 대해 학습한 관객이 이후 저녁시간대에 펼치는 메인 프로그램의 관객으로 공연장을 찾는 일도 많다. 공연을 즐기면 즐길수록 눈높이가 높아지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여타 공연에 대한 욕구도 강해지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공연기획팀 진은규씨는 "아침 공연을 본 주부 관객들이 저녁 공연을 찾으면서 저녁 공연까지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월과 5월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연극배우 박정자의 클래식 모노드라마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4. 2~4. 23)와 국내 최고 여성무용수 김주원이 해설자로 등장하는 < 김주원이 들려주는 발레이야기 > (4. 30~5. 28)를 메인 오디토리움(대강당)에서 펼친다.

식사나 다과 제공 주부들에 인기

또 가수 유열의 어린이 뮤지컬 < 브레멘 음악대 > 를 4월 11일부터 5월 10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는 프랑스의 천재여류 작가인 프랑수아즈 사강의 동명소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영화와 영상, 그림과 함께 브람스의 음악을 극적으로 구성하여 박정자의 내레이션으로 선보인다. 또 < 김주원이 들려주는 발레이야기 > 는 김주원의 해설과 함께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출연해 대표 발레 작품 속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고양문화재단은 색깔이 다른 두 종류의 아침음악콘서트를 마련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아람누리에서는 '마티네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정통 클래식을 선사하는 한편, 어울림누리에서는 '아침음악나들이'라는 제목으로 재즈, 피아노 연주, 탱고 등 관객이 좀 더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연주회를 선보이고 있다. 아람누리의 '마티네콘서트'는 짝수 달 마지막 주 목요일, 어울림누리의 '아침음악나들이'는 홀수 달 마지막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콘서트가 열린다.

중년 남성 관람객도 꾸준히 늘어

국립극장도 모닝 마케팅에 가세했다. 올해 전략적 사업계획 중 하나로 아침 공연을 포함한 낮 공연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4월부터 매달 1회 오전 11시 < 정오의 음악회-명사와 함께 하는 국악콘서트 > 를 열 계획이다. 가야금 명장 황병기, 가수 장사익 등 대중에게 친숙한 명사가 공연마다 함께 해 국악을 쉽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민요뿐 아니라 대중음악, 영화 주제곡 등을 국악 관현악 등과 조화롭게 구성할 예정이다. 국립극장 홍보마케팅팀 김상균 대리는 "그동안 극장이 비어 있던 낮 시간대를 대중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제공하는 차원에서 국악 감상 프로그램을 포함한 교육용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더 많은 대중이 전통공연을 접함으로써 미래 관객이나 잠재 관객을 창출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2004년 전 석 1만5000원이라는 당시로서는 클래식계의 파격적 티켓 가격으로 '뷰티플 11시 콘서트'를 시도함으로써 아침 공연을 선도해온 예술의전당은 현재 2만 원의 관람료로 성공리에 이 콘서트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는 유정아 아나운서와 첼리스트 송영훈씨의 해설로 진행된다. 예술의전당 공연부 정동혁 부장은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의 관객은 40·50대가 각각 30%, 30대와 60대가 각각 1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4년 개근, 5년 개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년 동안 꾸준히 11시 공연을 찾는 관객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는 데다 요즘은 아내의 손에 이끌려 11시 콘서트를 찾는 중년 남성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자체 조사 결과 2007년과 2008년 11시 콘서트를 찾는 남성 관객 비율은 18~19%다.

공연장 자체 기획은 아니지만 이런 흐름에 맞춰 3월 28일부터 4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전개하는 패밀리쇼 < 스노우맨 > 도 아침 공연을 추가했다. 4월 1일 공연에 한 해 11시 공연을 하는 것. 또 공연 기간 중 수·금·토·일요일은 오후 2시나 3시 공연을 마련함으로써 아이를 둔 주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 스노우맨 > 기획사인 크레디아 윤혜진 대리는 "11시 공연을 추가한 것은 이른 시간의 평일 공연을 원하는 어머니 관객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영국에서 매년 연말 장기 공연한 < 스노우맨 > 은 영국 현지에서도 가족을 대상으로 해 평일 11시, 2시 30분, 7시 세 시간대 공연을 선보여 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 공연장은 아침 공연 프로그램을 관객 타깃층에 맞도록 일관되게 준비하는 데 미흡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술의전당 정동혁 부장은 "공연장의 모닝 마케팅이 좀 더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관객의 문화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을 연 단위로 짜임새 있게 구성해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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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경향]2009.03.19 12:45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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