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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노트] 김장훈 개인 콘서트 안 된다더니 “된다” 소신 없는 국립국장
“대중 가수여서 국립극장 소극장 대관이 안 된다니…. 이건 코미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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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 |
가수 김장훈(사진)씨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이 글을 올린 건 14일 오전이었다. 국립극장 대관 불가 소식에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김씨는 원맨쇼 ‘쇼킹의 귀환’이란 소극장 콘서트를 준비중이었다. 600석 규모로 극장 천장을 열고 닫을 수 있어 공연에 맞춤하다고 생각한 국립극장내 ‘KB청소년하늘극장’ 대관이 좌절된 직후다.
김씨의 글이 뜨자 네티즌은 “대중 가수라고 차별하냐”며 발끈했다. 그간 선행 등으로 쌓아온 김씨의 좋은 이미지가 힘을 실어줬다. 국립극장 측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중 가수라서 대관을 안 한 게 아니라 개인 공연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거짓이나 핑계가 아니다. 59년 국립극장 역사에 지금껏 개인의 이름을 건 독주회·리사이틀·콘서트는 없었다. 대관운영 규정 4조에도 “개인 공연과 행사는 대관 신청이 제한된다”고 명기돼 있다. 국·공립 공연장이기 때문에 개인 영리 목적의 공연을 금지해 왔다.
그럼에도 김씨가 계속 홈피에 글을 올리고, 여론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립극장은 단 하루만에 입장을 180도 바꿨다. 국립극장은 15일 “김씨의 콘서트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과 건전한 가치관 형성에 이바지하는 공연은 대관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물론 법이나 규정이 만고 불변의 진리가 돼선 안 된다. 새 시대 흐름에 맞춘 적절한 개정은 필요하다. 그렇다 해도 김씨에게 공연을 허가한 이번 과정은, 국립극장이 얼마나 철학이 없으며 무소신의 기관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인기 가수라도, 콘서트가 재미있더라도, ‘기부 천사’라도 아닌 건 아니어야 한다. 그게 원칙이다. 규정에 문제가 있다면 새로 이사회를 꾸려 규정을 고친 뒤에 협의를 하는 게 순리다. 여론에 떠밀려, 포퓰리즘에 휘둘려 원칙을 깬다면 ‘국립’이라는 타이틀을 빼는 게 낫다.
김장훈씨는 15일 밤 지상파 방송 뉴스에 나와 “국립극장 대관 문제가 아름답게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초 임명된 임연철 신임 국립극장장의 첫 작품치고는 전혀 아름답지 못했다.
[중앙일보]2009.01.17 01:17/ 최민우 기자minwo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