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땡볕이 내리쬐는 야외가 싫다면 공연장에서 피서를 즐기면 어떨까. 에어컨이 빵빵한 데다 어린이와 어른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하는 명품 가족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숨이 멎을 정도로 화려한 몸짓을 선사하는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돈키호테`, 오페라 초심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절하고 착한 오페라 비제 `카르멘`, 동화 같은 스토리로 유명한 모차르트 `마술피리`, 스케이트날 소리에 귓속까지 얼어붙는 `빙판 피서 공연`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 `백조의 호수`, 고양이 세계를 통해 삶의 진리를 깨우쳐주는 뮤지컬 명작 `캣츠` 등이 여름 휴가철 문화 성찬을 준비했다.
◆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돈키호테`
= `꿈의 발레`로 불리는 미국 ABT는 영국 로열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과 더불어 세계 3대 발레단으로 꼽힌다. 명품 발레 대명사로 각광 받는 이 단체가 12년 만에 한국에 온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30주년 공연으로 7월 31일 오후 8시 오프닝 갈라 무대에 이어 발레 `돈키호테`를 8월 1일 오후 8시, 2일 오후 3ㆍ8시, 3일 오후 4시 펼친다.
1939년 창단된 ABT는 화려한 테크닉과 예술성, 대중성 등을 겸비한 발레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지젤` 등 19세기 전막 발레와 `아폴로` `라일락 정원` 등 20세기 작품, `푸시 컴즈 투 셔브`와 같은 현대작품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8월 1~3일 공연될 `돈키호테`는 웅장한 무대와 화려함이 잘 드러나는 ABT 대표작. 속도감 있는 전개와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아가씨 `키트리`와 낙천적인 이발사 `바질리오`의 사랑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며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는 두 사람 사랑에 들러리로 다뤄진다.
오프닝 갈라는 2만~15만원, 돈키호테는 4만~20만원.(02)399-1114~6
◆ 8월 9~24일 예술의전당 `마술피리`
= 타미노 왕자는 꿈 속에서 한 여자를 만나 첫 눈에 반한다. 행복한 한때를 보내다 잠에서 깬 왕자는 그녀를 찾아 머나먼 사랑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길을 잃고 헤매던 중 사악한 밤의 여왕한테서 자라스트로에게 납치된 딸 파미나 공주를 구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 공주가 자신이 찾던 꿈 속의 여인임을 알게 된다.
왕자는 우연히 만난 새잡이 파파게노와 동행하게 되고, 요정들 도움으로 마술피리와 요술종을 얻어 모험에 나선다. 마술피리와 요술종은 공주와 왕자의 진실된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고, 두 사람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
이렇듯 동화 같은 스토리로 유명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가 관객을 찾는다. 2001년부터 매년 공연되는 예술의전당 가족 오페라로 8월 9~24일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어린이도 쉽게 대사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한국어로 공연하는 게 특징이다.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공연시간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였다.
티켓 가격은 3만~5만원. (02)580-1300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 `백조의 호수`
=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통째로 얼린다고? 이동식 아이스링크로 만든 영하 15도 얼음판 무대에서 차이콥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가 펼쳐진다. 1998년부터 해마다 여름이면 한국을 찾아온 이 단체가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관객을 찾는다. 23~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후 8월 1~3일 대구, 5~6일 전북 전주, 9~10일 경남 김해,
15~16일 경기 의정부, 19~20일 경기 하남으로 무대를 옮긴다.
1967년 콘스탄틴 보얀스키가 창단한 이 단체 예술 총감독은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출신 미하일 카미노프. 연출과 안무는 러시아 3대 발레리노로 꼽히는 콘스탄틴 라사딘이 맡고 있다.
아이스 발레를 대극장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얀츠맷 이동식 아이스링크`라는 최첨단 과학기술로 가능하다. 가로 15m에 세로 15m인 아이스링크는 틀 안에 냉각 튜브를 설치하고 부동액과 얼음을 부어 만든다. 스케이팅이 가능하도록 얼음을 얼리는 데는 20시간이 소요된다.
3명 이상 예매하면 평일 공연은 30%, 주말 공연은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도 30% 할인된다. 평일 오후 3시ㆍ7시 30분, 주말 오후 2ㆍ6시, 2만~10만원. (02)548-4480
◆ 앤드루 로이드 웨버 뮤지컬 `캣츠`
= "추억이여/달빛을 바라보아요/추억에 당신을 맡겨요/마음을 열고 들어가요/그곳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는다면/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예요."
악당 고양이 맥케버티의 강렬한 몸짓과 마법사 고양이 미스토펠리스의 현란한 춤에 이어 그 유명한 명곡 `메모리`가 울려퍼진다. 한때 아름다웠으나 지금은 늙어 가죽조차 얼룩지고 너덜너덜해진, 종족들에게도 외면당하는 외로운 고양이 그리자벨라의 처연한 외침. `아름다웠던 시간, 행복했던 그때를 다시 기억해 보라`는 그녀의 메시지가 절절하게 와닿는다.
뮤지컬 `캣츠`는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집채만 한 크기 깡통과 쓰레기로 뒤덮인 무대, 탄성을 자아내는 정교한 분장과 의상, 실제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배우들 몸짓과 표정, 탭댄스에서 발레ㆍ현대무용ㆍ재즈댄스까지 한데 아우른 흥겨운 춤, 맛깔스러운 음악과 재치 있는 대사, 살금살금 객석에 다가가 장난을 걸고 묘기를 부리며 관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배우들의 `팬 서비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여배우들의 우아한 움직임과 여성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수코양이의 섹시한 제스처까지….
현재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캣츠` 오리지널팀은 8월 31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9월 개막하는 `캣츠` 한국어 공연에서는 가수 옥주현과 뮤지컬 배우 신영숙이 그리자벨라 역으로 출연한다. 국립발레단 주역 발레리노였던 정주영은 악당 맥케버티 역에 캐스팅돼 15년간 발레리노 활동을 마치고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다. 미스토펠리스 역에 캐스팅된 유회웅 역시 국립발레단 출신이며, 알론조 역에 뽑힌 백
두산도 발레리노다. 4만~14만원 (02)501-7888
◆ 비제 오페라 `카르멘`
= 정열적인 오페라 여주인공 카르멘이 여름 무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비제가 작곡한 오페라 `카르멘`은 화려한 합창과 아리아, 빈틈 없는 무대 구성으로 관객을 녹이고 있다. 주요 노래 `하바네라` `사랑은 들새` `투우사의 노래` `꽃노래` `나는 이젠 두렵진 않아` 등은 전 세계 음악 교과서에 나올 정도. 국내에서는 1년에 두세 차례 꼭 공연될 정도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집시 여인 카르멘은 지나치게 욕망에 충실해 비극을 부른다. 참한 여자와 결혼과 진급을 앞둔 군인 돈 호세를 유혹해 파멸로 이끄는 것. 카르멘에게 홀렸다가 결국 배신당한 돈 호세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카르멘 목숨을 빼앗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국립오페라단은 섹시한 여주인공을 앞세운 `카르멘`을 지난 23일 개막해 8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예전에는 뚱뚱한 메조 소프라노가 아주 점잖게 남자를 유혹했다면 요즘에는 더 농염한 카르멘이 등장하는 게 추세다. 아무래도 멀티미디어 시대에 음악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페라 입문을 도와주는 `마이 퍼스트 오페라` 시리즈 작품으로 티켓 가격은 1만~5만원. 전석 50% 할인 가격이 적용되는 학생은 최저 5000원(A석)에 볼 수 있다.`카르멘`으로는 추희명, 김선정이 나오고 `돈 호세`는 류정필, 한윤석, 김도형, `에스카미요`는 김
동원, 오승용이 맡는다.
신인 오디션을 통과한 백재은(카르멘), 김기보(에스카미요)도 출연해 가능성을 평가받는다. (02)586-5282
[전지현 기자]